기억의 밤은 2017년에 개봉한 미스터리 영화이다. 장항준 감독이 각본과 감독을 맡았고 강하늘, 김무열 배우가 주연으로 열연했다.
줄거리
검은 화면, 기억이 안 난다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죽이라는 남자의 대화로 영화는 시작한다. 차 안에서 땀을 잔뜩 흘리며 악몽에서 깨어나는 진석(강하늘). 그런 진석을 걱정하는 엄마, 아빠, 유석(김무열)이다. 유석은 진석의 형으로 공부, 운동 등 못하는 게 없으며 저속한 말이나 술조차 입에 대지 않는 완벽한 사람이다. 일 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절게 되었지만 신경쇠약을 겪고 있는 진석을 잘 보살피는 따듯한 형이다. 오늘은 새집으로 이사하는 날이지만 도착한 집은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 않다. 분주히 이삿짐을 정리하는 가족들, 벽에 걸린 날짜를 보니 1997년 5월이다. 다 같이 밥을 먹으며 아버지는 2층에 있는 잠긴 방에는 전에 살던 사람들이 짐을 맡겨놨으니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폭우가 쏟아지던 그날 밤 잠긴 방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진석은 형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만 무슨 소리냐며 산책이나 하러 가자고 한다. 함께 산책하고 있는데 아버지에게서 뭘 좀 찾아달라는 전화가 걸려 오고 유석은 진석을 두고 잠시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괴한들에게 유석은 잡혀가고 이 모습을 진석이 목격하게 된다. 가족들은 실종신고를 하고 형사들이 조사에 나섰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그렇게 19일째 되던 날 형은 집으로 돌아오지만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날 이후로 진석은 유석의 수상한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하게 되는데 하루는 집을 나서는 유석의 뒤를 몰래 따라간다. 다리도 절지 않고 담배까지 피우는 형이 도착한 곳은 인적 드문 골목이다. 그곳에서 유석을 기다리던 2명의 남자가 있었으니 형이 실종됬을때 찾아왔던 형사들이다. 그들에게 일 처리 제대로 안 하냐며 욕을 하는 형, 유석을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남자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도망치지만 잡혀서 기절하고 만다. 유석에게 지난밤 일을 따지지만 신경쇠약 약을 먹지 않았던 진석을 다그치며 환각을 본 것이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말하지 않은 사실도 줄줄 꿰고 있는 유석을 의심하고 엄마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그날 밤 부엌에 물 마시러 내려온 진석은 누군가에게 진석이 모든 것을 알았다는 엄마의 통화 소리를 듣게 되고 집을 탈출해 경찰서로 향한다. 모든 것을 진술하지만 경찰의 반응은 미친 사람 보는 듯 했고 경찰서에 걸려있는 달력을 보게 되는데 2017년 5월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진석은 살인 현장이 재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뒤이어 유석, 엄마, 아빠가 들어오고 진석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1997년 일가족 살인사건, 폭우가 쏟아지던 날 엄마와 딸이 살해당했고 특별수사까지 꾸려졌지만 사건은 해결되지 못하고 잊혀졌다. 유가족은 진범을 찾기 위해 사건을 의뢰했고 범인을 찾았지만 범인은 해리성 기억장애로 자신의 범행을 완전히 잊은 상태였다. 이 상태로 복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고 그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연극을 꾸몄던 것이다. 유석이 납치되던 날, 사실 이날은 살인사건이 벌어졌던 그날과 똑같은 환경을 재현해 진석의 기억을 되살리려 했던 날이다. 그러나 수배 중이던 유석을 경찰이 찾아내고 잡아가면서 일이 꼬인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경찰서에서 빠져나왔지만 비가 오지 않아 계획을 진행할 수 없었고 그사이 진석이 약을 빼먹기 시작하면서 최면이 풀렸던 것이다.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진석을 태우고 유석은 어딘가로 가지만 진석은 달리는 차에서 뛰어 내리고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간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진석은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1997년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진석의 가족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형의 수술비가 필요했던 진석은 여기저기 노력해보지만 IMF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진석에게 익명의 살인 의뢰가 들어오고 진석은 실행에 옮기게 된다. 사건 당일 집안까지 들어갔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나가려 하지만 실수로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그렇게 집을 빠져나가던 진석은 엄마와 누나를 찾는 어린 남자아이를 만나게 되고, 차마 아이까지 죽일 수 없었던 진석은 아이를 방안으로 들여보낸다. 이때 이들의 가족사진을 보게 되는데, 진석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던 형의 담당 의사가 사진 속에 서 있다. IMF로 인해 힘들었던 의사는 아내의 보험금을 노리고 절박했던 진석을 이용했던 것이다. 진석은 의사를 찾아가지만 의사는 딸이 죽었다는 사실에 진석을 옥상에서 밀어버리려다 자신이 떨어져 버린다. 다시 현실에서 눈을 뜬 진석 옆에는 유석이 서 있다. 진석은 그날 밤 만난 남자아이가 유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유석은 자기 가족들을 죽인 진범을 찾기 위해 20년간 애를 썼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빠가 엄마의 보험금을 노린 정황을 발견했으나 애써 이를 부정해오며 진범을 찾아 그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다. 진실을 말해달라는 유석에게 상처를 주기 싫었던 진석은 끝까지 자기 혼자 계획한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석은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이 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창밖으로 몸을 던진다. 병실에 남아있던 진석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총평
영화 초반부에 진석을 둘러싼 가족들의 진실이 조금씩 풀리면서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다. 드디어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풀리겠구나하는 순간 드러난 것은 진석의 안타까운 상황과 모두가 힘들었던 나라 상황이었다. 형을 살리려는 동생, 가족을 살리려는 의사. 이들의 절박함이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린아이에게 끔찍한 고통을 겪게 했다.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이었지만 각자의 상황이 이해가 가는 게 참 마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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