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Nightmare Alley) 눈먼 자의 결말

by 회색냥 2023. 4. 28.

나이트메어 앨리 포스터

오늘 리뷰할 영화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나이트메어 앨리>이다. 이 영화는 윌리엄 린지 그레셤의 장편소설인 <나이트메어 앨리>가 원작이며 1947년에 이미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다. 기예르모 감독은 1947년작을 참고로 보긴 했지만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한 건 소설의 영향이 더 컸다고 한다.

 

줄거리

황량한 언덕 위, 한 남자가 마룻바닥을 들어내고 시신을 숨긴다. 이어 불을 지르고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한다. 이 남자는 영화의 주인공 스탠턴이다. 그는 한 카니발에서 일하게 된다. 카니발에는 독심술사 지나와 피트 부부, 전기인간 몰리, 난쟁이와 거인, 생닭을 뜯어먹는 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공연하고 있다. 스탠턴은 지나와 피트의 공연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며 이들과 함께 지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독심술 공연을 하던 중 피트의 실수로 공연을 망칠뻔하지만 지나는 관객의 죽은 동생을 언급하며 심령술을 선보인다. 그날 밤 왜 심령술 공연을 하지 않느냐는 스탠턴에게 그 실체를 알려준다. 사실 이 공연은 특정 단어마다 뜻을 정해 놓고 한명이 다른 한명에게 관객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그걸 바탕으로 손님의 특징과 반응을 읽어 죽은 사람에 대해 끼워서 맞추는 것이었다. 고인과 대화를 원하거나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어 했던 관객들은 지나와 피트가 더 많은 것을 알려주길 원했고 그들에게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만두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알코올 중독자였던 피트는 죽은 채로 발견되고 스탠턴은 피트의 심령술 공책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는 평소에 관심있었던 몰리에게 둘이 떠나 공연하며 살자고 제안하고 둘은 함께 카니발을 떠나게 된다. 2년 후, 독심술 공연으로 스탠턴과 몰리는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졌지만 사이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한 호텔에서 공연하던 도중 피트의 심령술을 선보이고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느낌이 좋지 않던 몰리는 심령술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으나 스탠턴은 거액을 주며 자신을 찾는 관객들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런 스탠턴을 지켜보는 한 여자가 있었으니, 심리 상담사 릴리스이다. 릴리스는 스탠턴에게 명함을 건네고 다음 날 스탠턴은 릴리스를 찾아간다. 거액을 준 관객들과 릴리스가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스탠턴은 그녀가 관객들의 정보를 제공하면 얻은 이익을 나누자는 거래를 제안한다. 이에 릴리스는 자신에게 항상 진실만을 말할 것을 조건으로 덧붙이며 거래에 응한다. 릴리스의 정보와 인맥을 이용해 더욱더 유명해진 스탠턴은 대부호인 에즈라 그린들에게 의뢰를 받는다. 그와 엮이면 끝이 안 좋다는 릴리스의 경고에도 스탠턴은 그를 만나러 간다. 에즈라의 집에 도착한 스탠턴은 거짓말 탐지기에 묶여 시험에 들지만 릴리스의 정보로 무사히 통과한다. 그렇게 스탠턴을 완전히 믿게 된 에즈라는 죽은 아내와 직접 이야기하고 싶다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의식을 치러야 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거짓말을 한다. 얼마나 들던지 지불하겠다는 에즈라. 스탠턴은 그를 속이고 돈을 얻기 위해 쇼를 계획한다. 몰리는 여기서 빠지려 했지만 사랑한다며 애원하는 스탠턴을 내치지 못해 동참하게 된다. 어두운 밤이 온 공동묘지, 몰리는 스탠턴의 신호에 맞춰 에즈라의 죽은 아내 분장을 하고 나타난다. 흥분한 에즈라는 몰리에게 뛰어가고 이를 막는 데 실패한 스탠턴은 사기꾼이라는 것이 들통난다. 당황한 스탠턴은 그를 죽이고 도주하기 시작한다. 돈 앞에 정신 못 차리는 스탠에게 실망을 느낀 몰리는 그를 떠난다. 아직 정신 못 차린 스탠턴은 그동안 심령술로 벌었던 돈을 찾으러 릴리스를 찾아간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릴리스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 스탠턴은 돈가방을 확인하고 릴리스에서 속은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한 푼도 없이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 스탠턴은 알코올 중독이 되어 전전긍긍 살아간다. 그러다 새로운 카니발을 마주치고 기인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에 있던 카니발에서 생닭을 뜯어 먹고 짐승 대우를 받다 거리에 버려진 그 기인으로 말이다.

 

총평

기예르모 감독의 영화는 기괴하고 독특하기로 유명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상당히 평범해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다만 '지난 10년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이라고 영화 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써놔서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실망했다. 기본적인 정보만 알고 봤었더라면 더 좋게 평가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당신이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니야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릴리스의 이 대사 하나 정도 기억하고 본다면 조금 더 재밌는 관람이 될 듯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