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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The Fortress)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영화

by 회색냥 2023. 4. 13.

남한산성 포스터

남한산성은 2017년에 개봉한 시대극,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상영시간은 139분이며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1636년 인조 14년에 있었던 병자호란 당시 청에 항복해야 한다는 주화파 최명길과 끝까지 항전해야 한다는 척화파 김상헌의 대립,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조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주연으로는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줄거리

인조 14년, 조선을 침략한 청의 대군이 도성을 점령하고 피난길이 막힌 인조와 신하들은 남한산성으로 향한다. 최명길은 전쟁을 피하고자 청의 요구대로 소현세자를 볼모로 보내자 주장하고 이는 인조와 김상헌의 반대로 무산된다. 최명길은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청의 장수 용골대를 찾아가 이야기해보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청의 황제인 칸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인조와 신하들은 칸이 오기 전 싸움에서 승기를 잡아 전세를 바꿔보려 했으나 근왕병들은 도착하지 않고 칸은 인조가 있는 삼전도에 점점 가까워져 오는 상황이다.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역사적인 사실로 만든 영화라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그 속에서 최명길, 김상헌, 인조가 겪었던 고뇌와 각자의 신념을 중심으로 영화를 감상하면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영화의 원작,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

이 영화는 김훈 작가의 소설인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김훈 작가는 1948년생으로 다양한 언론사에서 일했었으며 2001년 출간한 <칼의 노래>가 대중에게 인기를 끌면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이 작품으로 동인 문학상도 받았다. 이후 2004년 <화장>으로 이상문학상, 2005년 <언니의 폐경>, 2007년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한다. 김훈 작가는 주로 단문을 많이 사용하여 문장이 한 번에 읽히는 편이다. 또한, 등장인물의 성격을 단어로 규정해 묘사하기보다는 인물의 행동, 말투, 외양만 묘사하면서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소 인물의 심리 묘사가 잘 되어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은 조금 낯선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김훈 작가는 유독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 많이 쓴 편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고 쓴 <칼의 노래>부터 신라의 음악가 우륵을 다룬 <현의 노래>, 정약전과 신유박해를 다룬 <흑산>, 가장 최근에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하얼빈>을 출간했다. 김훈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 시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적합한 시대와 사건을 골라 소설을 쓴다고 한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추측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관람평

이 영화의 포인트는 배우들의 연기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라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두가 알고 있으므로 관객을 사로잡을 다른 요소가 필요한데 이 영화에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배우들이다. 김윤석, 이병헌, 박해일 등 주연은 물론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들도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각자의 캐릭터가 전란이라는 상황 속에서 어떤 생각과 각오로 행동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인조 앞에서 최명길과 김상헌이 각자가 생각하는 신념을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어떻게 한 나라의 왕이 목숨을 구걸하며 머리를 조아릴 수 있는가.'라며 원칙을 주장하는 김상헌.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다. 머리를 조아려서라도 자신의 백성들이 걸어갈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라며 실리를 주장한 최명길.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생각한 이들의 신념이 가장 강하게 표출되는 장면이다. 한 나라의 최고 권위자인 임금 앞에서 굽히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원칙과 실리 모두 중요한 건 알지만,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했던 인조의 고난도 느낄 수 있었다. 치욕스럽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를 다룬 영화 <남한산성>,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니 찾아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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