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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켈란젤로(Michelangelo - Infinito) 걸작의 재발견

by 회색냥 2023. 4. 27.

미켈란젤로 포스터

미켈란젤로는 2017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이다. 러닝타임은 97분으로 그리 길지는 않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인 미켈란젤로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도 공개가 되었으니 미켈란젤로의 삶이 궁금했다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린다.

 

줄거리

영화가 시작되고 조르조 바사리라는 남자가 나와 관객에게 인사한다. 조르조 바사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가이며 당대의 예술가들의 전기를 정리한 <뛰어난 화가 · 조각가 · 건축가의 생애>를 집필하기도 했다. 미켈란젤로의 제자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바사리는 내레이터로써 미켈란젤로와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나간다. 이어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 바로 미켈란젤로다. 바사리가 관찰자의 입장이라면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으로 가득 찬 광활한 공간에서 작품을 만들 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들을 이야기해나간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처럼 한 내레이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주인공 본인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 나간다는 점이 신선하다. 또한 미켈란젤로의 대표적인 작품인 <다윗>, <피에타>,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을 아주 가깝고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어 우리가 작품을 보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1475년 3월 6일에 태어난 미켈란젤로는 어릴 적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고 당시 거장이었던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와 베르톨도를 거치며 그림과 조각을 배운다. 청년이 되고 <피에타>의 제작 의뢰를 받아 완성한다. 완벽한 작품에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엉뚱한 사람이 피에타를 만들었다고 소문이 나게 된다. 이에 화가 난 미켈란젤로가 성모 마리아의 옷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고 그 이후로 유명해졌다는 일화가 있다. 미켈란젤로는 교황의 지시를 받아 작업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천지창조>이다. 길이 41m, 폭 13m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을 미켈란젤로 혼자 완성했다. 천장에 그려야 했기에 작업 내내 올려다보거나 누워서 작업하는 수밖에 없어서 이때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는 89세에 생을 마감했는데 일어나 있는 동안에는 작업만 할 정도로 한 평생 예술에만 매달려 살았다고 한다.

 

관람평

다른 다큐멘터리처럼 내레이션으로 설명만 하는 게 아니라 바사리와 미켈란젤로가 등장해 영화를 진행해나간다는 점이 색달랐고 좋은 시도였다 생각한다. 하지만 재미는 없었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독백이 시작될 때면 늘어지는 느낌이 강했고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넘기면서 보게 됐다. 그러나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여주는 부분에서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이 가까이 봐서는 한눈에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 작품들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세히 확대해서 보여준다. 조각의 경우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빛을 주고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얼굴 표정이나 신체 묘사와 같은 세세한 포인트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옷 주름이나 인물의 미세한 근육들이 말도 안 되게 매끄럽고 자연스러운데 지금 만들어도 미켈란젤로의 작품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칠 것이라 생각이 들 정도다. 경이롭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그림 역시 마찬가지다. <천지창조>가 유명한 작품인 건 알고 있었지만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의 일부일 뿐이었다. 천장화를 한눈에 봤을 때 입체감에 압도되면서 절로 탄성이 나오는데 인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이다. 어느 부분하나 허투루 그린 것이 없고 모든 인물이 살아있다 생각들 정도로 생생하다. 직접 이탈리아를 방문해 눈으로 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는 없기에 미술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한 번씩 보면 좋을 다큐멘터리라 생각한다. 바사리가 자신의 저서인 <뛰어난 화가 · 조각가 · 건축가의 생애>에서 미켈란젤로를 넘을 자가 없다고 극찬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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